두번째 유럽 여행(1) - 취리히와 루체른

남편의 회사에서는 삼년마다 2주 유급 휴가나 4주 무급 휴가를 쓸 수 있게 해준다. 남편이 지금 회사에 입사한지 5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내가 너무 바빠서 이제까지 휴가를 쓸 수가 없었다. 올해 초 KRX BMT 때문에 프랑스에 갈 일이 생겼을 때 같이 가려고 했었는데 장소가 뉴욕으로 바뀌면서 틀어져 남편과 올해 내에는 여행을 가자는 약속을 하고 가을에 일주일 휴가를 내겠다고 매니저에게 이야기를 해 두었었다.

아시아나 마일리지가 14만 마일 가까이 있어서 프랑크푸르트행 보너스 항공권을 신청하려고 보니 5월에 가을 시즌에 대한 예약을 시도했는데도 자리가 없는거다. 허그덕!!! 그래도 9월 쯤까지 기다려 보면 자리가 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기다렸더니 자리는 감감 무소식... 결국 싱가폴 항공을 이용하여 몰디브에 다시 가자 하고 포기를 하고 있었는데 10월 중순부터의 금융 위기가 우리에게 프랑크푸르트행 항공권을 마련해 주었다. 

부랴부랴 몰디브 행을 취소하고 여행 날짜가 2주일도 안 남은 시점에 항공권을 예약하고 일정을 결정짓고, 호텔을 예약하고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스위스와 독일을 주로 방문하기로 결정한 후, 체르마트의 빙하특급이 너무 타고 싶어서 홈페이지를 확인했더니 11월에는 운행을 안 한다고... 여행 내내 경험한 것이지만 11월은 중부 유럽을 여행하기에 좋은 시기가 아니다. 운행 안하는 것도 많고(인터라켄에서 배로 튠호수를 거쳐서 베른으로 돌아가려 했는데 홈페이지에는 운행한다고 되어 있음에도 찾아가보니 운행하지 않더라.) 대부분의 관광 명소들이 개수하는 시기도 이 시기이다.


이제까지지 대부분의 여행에서 일정 및 각종 예약은 다 내 몫이었는데 최종 일정도 남편한테 맡기고 결정된 일정에 대해서 호텔만 내가 결정하고, 인터넷으로 할 수 없는 환전 및 항공권, 유레일 패스 찾아오기등 세부적인 것은 다 남편한테 맡기고 여행 떠나기 전 날도 12시 넘어서 집에 들어와 간신히 짐만 싸고 유럽으로 고고하였다.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하여 검색대를 통과하다가 처음으로 짐을 다 꺼내 보일 것을 요구받았다. 이제까지 해외 여행에서 이런 적은 처음인지라 무척 당황스럽더라. 두 사람 일주일 여행에 큰 가방 하나면 짐이 그렇게 많지도 않은 것인데 뭐가 이상해 보였을지는 지금도 궁금하다. 우리 뒤에 단체 여행객이 있어서 우리도 여행객 중 하나로 보여서 단속을 당한 것인지... 뭐 안에 옷가지밖에 없어서 걱정스러운 점은 없었지만 가방에 짐을 꽉꽉 채운 상태에서 가방을 열다가 잘못 열어서 속옷이 다 보여지고, 그것에 나는 가방 잘못 열었다고 괜시리 남편한테 짜증내고... 착한 우리 남편은 그 짜증을 다 받아주고 지금 생각해보니 다시 미안해진다.   

이러한 해프닝을 겪고 간신히 도착한 프랑크푸르트 공항역 

프랑크푸르트 공항 바로 옆에 ICE가 멈추는 큰 역이 있어서 여기저기 이동하기가 무척 쉽다.
우리도 도착은 독일로 했지만 바로 스위스 취리히로 이동할 수 있었으니.. 중간에 한 번 갈아타기는 했지만 ICE로 4시간 정도 걸렸던 듯하다.

유럽 여행의 첫 날은 취리히 관광으로 시작하였다. 취리히가 이쁜 도시가 아닌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유럽에 오면 많이 볼 수 있는  도시 중의 하나인데 남편이 연거푸 이쁘다고 환호를 하며 사진을 찍는 것을 보고 조금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여기저기 좀 데리고 다녀야 할 듯 하다. ^^

취리히는 주요 관광지의 경우 호수가와 리마강 주변으로 대부분 위치해 있어서 반나절 정도면 충분히 걸어다닐 수 있는 도시로 우리 또한 반나절 정도 시내 관광을 즐기고 점심을 먹은 후 루체른으로 떠날 계획이었다. - 유럽의 경우 관광안내책자가 무척 잘 되어 있어서 시티 맵을 얻고 그대로 관광을 즐기면 되기에, 어디에 가든지 새롭게 도착하는 도시에서 가장 먼저 가는 곳이 관광안내소였다.

예전의 쇼핑거리로 아담한 골목 사이로 여기저기 상점들이 놓여있는 이쁘장한 거리이다. 간판들이 주변 경관과 잘 어울리게 만들어져 있다.

리마강에 놓인 다리 중의 하나에서 찍은 사진, 일어날 때는 날씨가 흐려서 걱정했는데 시간이 지날 수록 파란 하늘이 보여서 다행이었다.
취리히 대성당에 올라가 본 전경, 전망대가 있다는 걸 여행 안내 책자에서 보고 개방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올라갔는데 괜찮은 선택이었다.

상점에 전시된 못생긴 아이 마네킹이 귀여워서 찍은 사진, 보통 마네킹은 이쁜 경우가 많은데 이 애기 마네킹은 못 생겼지만 너무 귀여웠다.

점심을 유럽 여행 첫날이라고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먹고 메인 쇼핑 거리를 잠깐 거닌 후 루체른으로 출발하였다. 루체른은 휴양 관광도시로 호수가에 위치한 너무너무 이쁜 도시이다. 스위스를 방문할 사람이 있다면 반드시 추천해주고 싶은 도시로 우리가 방문했을 때도 여기저기에서 온 관광객으로 북적거리고 있었다.
오래 전에 지어진 카펠교로 루체른의 관광명소 중 하나이다. 1999년에 유럽 여행을 왔을 때도 이 다리를 지나면서 사진을 찍었었는데 다시 오게 되니 무척 반가왔다. 예전 루체른에 왔을 때는 겨울에 와서인지 도시를 그렇게 아름답게 느끼지 못했는데 이번에 다시 왔었을 때는... 너무너무 아름다운 도시다.
다리에서 건물들을 찍은 사진. 사진에 보이는 대부분의 건물들이 호텔이거나 레스토랑이지만 그래도 참 이쁘지 않나.

오후 늦게쯤 루체른에 도착했더니 조금 움직이고 났더니 금방 저녁이 되었다. 스위스에 와서 느끼는 것은 살인적인 물가도 물가지만 따뜻한 음식은 패스트푸드를 제외하고는 너무 비싸다는 거다. 싸게 먹을 수 있는 것은 차가운 샌드위치이거나 패스트푸드이고 아니면 레스토랑에 가서 식사해야 하는 것인데 모든 끼니를 몇 만원씩 내고 먹을 수도 없는 것이라서..

루체른에서도 좀 움직이고 났더니 추워져서 맥도날드에 갔었는데 단순한 세트 메뉴를 시킨 것임에도 일인당 만원 가까운 돈을 지불하였다. 아무리 관광지 물가라지만 맥도날드에 일인당 만원이라니... 이런 추운 날씨에도 가볍게 먹을 수 있는 것으로 차가운 샌드위치 아니면 패스트푸드 뿐이라니 우리가 관광객이라서 잘 몰라서 일수도 있지만..

다음날 아침에 찍은 사진으로 아직 완전히 환해지지 않은 아침햇살을 받고 있는 도시가 너무 아름다왔다.
이름 아침에 호수쪽을 찍은 사진. 안개 속에 놓인 호수가 몽환적이다.
호수에서 조정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 이런 곳에사 삶을 누리는 사람들이 부러워진다.

뒤 멀리 보이는 알프스를 배경으로 찍은 남편 사진이다. 루체른은 도시 자체도 아름답지만 주변의 여러 알프스 준봉을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우리 또한 다음날 유람선을 타고 피츠나우에 가서 산악열차를 타고 리기산를 올라가기로 하였다.

앞으로의 여행 일정도 그랬지만 여행을 떠나기 전 자야할 도시들과 호텔만 결정하고 구체적인 여행 코스는 대부분 여행하는 동안 결정하였다. 유레일 패스를 여행 기간 전체 10일 중 8일을 사용할 수 있는 패스로 샀기에 얼마든지 자유롭게 여행을 변경할 수 있어서 그런 자유로움이 좋았다. 그렇지만 다음에 여행을 준비하는 경우 2개 이하의 나라만 방문할 계획이라면 그 인접국가 2개의 철도 패스를 사는 것이 훨씬 좋을 듯 하다. 여행을 급하게 준비하여 자세히 살펴보지 못했는데 확인해보니 두 나라의 철도 패스에도 비슷한 게 있었고 비용도 그게 훨씬 쌌었다.

<ps> 블로그를 너무 늦게 써서 기억이 잘 나지 않는 부분이 많다. 1주일 여행 후에도 한 주 더 휴가가 남은 남편이 블로그에 상세하게 여행기를 남겨 놓아서 내가 적어 놓지 못한 부분은 여기 를 참조하면 된다.

by 키티 | 2009/02/08 14:24 | 여행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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